오뚜기 겨자분으로 겨자소스 만들기 (+쓴 맛 제거하기가 포인트)
#1. 겨자소스를 찾을 수 없었다.
해파리 냉채를 해 먹으려고 야심차게 마음을 먹고 슈퍼로 향했다. 그런데 그날 따라 이상하게도 동네 슈퍼 3곳을 다 돌아보았는데 겨자소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와중에 쥐똥만큼 들어있는 튜브형 연겨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서 웬지 사고 싶지가 않았다. 해파리 냉채 양을 고려했을 때 튜브형 연겨자는 한 3개는 사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성비를 따지는 나의 예산 레이더 안으로 좀처럼 들어오지가 않았다.
그와중에 내 눈에 띈 것은 바로 연겨자이다. 이것도 겨자인가? 하고 살펴 보았다.
일단, 양이 많은데 가격도 쌌다. 50g에 700원인가 했다.
게다가 겨자분 패키지에 조리예로 나온 것이 바로 내가 만드려고 하는 해파리 냉채였다. 이것이구나 하고 신나서 겨자분을 2봉지나 집어 들었다.
하지만 겨자분에 대한 나의 사전지식은 전무했다. '그냥 물에 부으면 겨자가 되는 건가보다' 하고 물에 겨자분을 개어서 맛을 보았다.
으 쓰기가 쓰기가 이루 말할 수 없고, 맛도 없었다. 톡쏘는 매운 맛은 느껴지지 않고 텁텁하고 쓴 맛만 느껴졌다.
이게 뭐야 망했다 2봉지를 샀는데 다 쓸모없게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겨자분의 사용방법을 다시 읽어보아도 "겨자분과 미지근한물을 2:3의 비율로 혼합하여 잘 개어 사용하십시오" 한줄이 다인데,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겨자분은 원래 이렇게 맛이 없는 건가 했다.
#2. 겨자분으로 연겨자 만들기
그래도 아까운 겨자분을 버릴 수 없었기에 어떻게든 블로그를 찾아보며 방법을 찾아냈다. 비록 반신반의하며 블로그들을 따라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이제 나는 겨자분으로 연겨자를 만드는 법을 안다. 야호.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고 따라하면서 가장 편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나만의 방법이다.
쓴 맛 나는 연겨자 가루를 톡 쏘는 매운 맛의 연겨자로 만드는 키워드는 바로 '발효'이다.
물을 부어서 일정 시간 상당한 온도에서 발효시켜야 된다고 했다.
발효할 때 어떤 사람들은 연겨자 그릇을 밥솥처럼 일정하게 보온해 주는 곳 근처에 놔두었다고 하는데
연겨자를 만들기 위해서 밥을 짓고 밥솥 증기를 만들어내자니 너무 귀찮은 일인지라 ^^; 비슷한 환경을 만드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
내 방법은 이렇다.
1) 일단 전기포트에 물을 끓였다. 팔팔! (비록 오뚜기 연겨자 사용방법에는 30~40도의 미지근한 물이라고 하였지만 말이다)
2) 오뚜기 겨자분을 그릇에 담고,
3) 뜨거운 물을 적당량 가루분에 부어서 숟가락으로 섞어주었다.
몇그램에 몇미리를 부었냐고 하면 나도 잘 모른다. 숫자와 계량에 대한 감이 별로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냥 치덕치덕 고추장 같은 질감이 될 정도로 만들어 보았다.
4) 그리고나서 그릇을 랩으로 감싸면 아래와 같이 뜨끈뜨끈 김이 올라온다.
나는 일단 이렇게 20분 정도 놔두며 발효를 시켜보았다.
5) 20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 열어 보면 약간 매운 냄새가 올라온다.
아직은 찍어 먹어보면 쓴맛이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아까 끓였던 물을 한번 더 붓고 쓴 맛이 물에 빠져나오도록 기다려 준다.
한 10분을 기다린 뒤, 쓴맛이 베인 그 물은 버렸다. 이 때 다시 연겨자의 맛을 보고, 좀 쓰다 싶으면 한번 더 물을 부어 쓴 맛을 빼준다.
이렇게 한두번 하면 연겨자가 완성된다.
만들어진 연겨자로 해파리 냉채소스를 만드는 법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시 적어야겠다.